국가무형유산 가사 이수자 문현, ‘12가사 완창 프로젝트’ 두 번째 무대 오른다11월 4일 서울돈화문국악당서 ‘삶:歌’ 공연… 춘면곡·죽지사·어부사·매화가 선보여
오는 11월 4일 오후 7시 30분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는 ‘12가사 완창 프로젝트 Ⅱ - 문현의 4가사 절반창과 경제시조 〈삶:歌〉’는 국가무형유산 가사 열두 곡을 순차적으로 무대화하는 중장기 공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지난 6월 17일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열린 첫 공연에 이어 마련된 이번 무대에서는 전통 가사 네 곡과 경제시조를 통해 우리 정가(正歌)의 깊은 호흡과 섬세한 선율, 문학적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가사는 시조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성악인 정가를 대표하는 음악으로, 긴 호흡과 유장한 선율, 문학성이 풍부한 노랫말이 특징이다.
문현은 전승받은 가사의 전통적인 창법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현대 관객들이 보다 친숙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공연과 기록, 연구를 병행하며 가사의 대중화와 전승에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12가사 가운데 〈춘면곡〉, 〈죽지사〉, 〈어부사〉, 〈매화가〉 등 네 곡을 절반창으로 선보인다.
〈춘면곡〉은 봄날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 서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죽지사〉는 역동적인 선율과 반복되는 후렴이 특징이다. 〈어부사〉는 자연 속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선비의 삶을 노래하고, 〈매화가〉는 남녀 간 사랑과 질투, 그리움을 다양한 표현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여기에 경제 평시조 〈국화야〉와 사설지름시조 〈학타고〉, 사설엮음지름시조 〈창내고자〉 등을 더해 전통 성악의 폭넓은 음악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노래에 무용과 해설, 영상이 어우러지는 복합적인 무대로 꾸며진다.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이수자인 이도경과 승전무 이수자인 정연희가 출연해 강선영류 태평무와 승무 춤사위 등을 선보이며, 음악평론가 현경채가 해설을 맡아 작품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문학적 의미를 설명한다.
반주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소속 대금 연주자 김상준과 장구 연주자 홍석복이 맡는다. 무대 배경에는 노랫말과 영상이 함께 제공돼 관객들이 작품의 흐름과 정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가사 예능보유자였던 고(故) 이양교(1928\~2019) 명인의 창맥을 잇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문현이 계승한 가사와 경제시조는 하규일과 임기준, 이주환과 장사훈을 거쳐 이양교 명인으로 이어진 전통 성악의 계보를 바탕으로 한다.
문현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지도단원과 학예연구사·학예연구관을 역임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집 음반 5종을 발매하고 『음악으로 알아보는 시조』 등 저서 3권을 출간했으며, KBS 국악대상 가악부문 등을 수상했다.
‘12가사 완창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오랜 세월 전승된 가사의 원형을 보존하고, 그 음악적·문학적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시도다.
이번 공연은 ‘문현과 슬로우시티’가 주최·주관하고 서울돈화문국악당이 공동기획한다. 서울퓨전뮤직이 기획·제작에 협력하며, 이준아가사보존회와 김포시민신문, 국악타임즈가 후원한다.
전통 가사의 깊은 울림과 시조의 멋을 현대적인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우리 소리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PROGRAM 1. 경제 평시조 “국화야” 조선 중기의 문인인 이정보(李鼎輔, 1693-1766)의 대표적인 시조이다. 가을의 추위 속에서 홀로 피어나는 국화를 통해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변치 않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노래하고 있다.
2. 사설지름시조 “학타고” 현재 20여곡이 전승되는 사설지름시조는 다른 시조에 비하여 경서도 잡가목을 쓰며 장단에 있어서도 노랫말의 길이에 따라 5박 내지 8박이 추가되는 다양한 음악적 특징이 있는 경제시조의 꽃이다. 대개 노랫말의 길이에 따라 주로 중장에서 장단이 늘어나는데 이 시조의 경우는 초장에서만 8박 1장단이 추가된다.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의 팔선녀가 등장하는 등 신선 세계에 대한 동경과 풍류를 노래한다.
3. 춘면곡 (1~4절) 한 서생(書生)이 어느 봄날, 술에 취해 기생집에 갔다가 한 여인을 만나 춘흥(春興)을 나누지만 갑작스런 이별을 하면서 지독한 상사병을 겪으며 재회를 간절히 바란다는 긴 서사를 담고 있다. 총 8절로 된 노래로는 원전의 끝까지 부르지 않고 여인을 만나는 시점에서 마치고 있다.
4. 죽지사 (1~2절) / 춤 정연희 첫 절은 조선 숙종 때 이재(李縡, 1680-1746)의 장원급제 시인 ‘대이태백혼송죽지사(代李太白魂誦竹枝詞)’의 셋째 구를 그대로 따왔다. 그러나 나머지 제2-4절은 이와는 관계없는 내용으로 후세 사람이 덧붙인 것을 엮었다. 높은 음의 역동적인 가락으로 이루어진 매절의 후반부마다 후렴이 반복되며, 승무 춤사위가 함께 하여 후렴의 불교적인 느낌을 표현했다.
5. 강선영류 태평무 / 춤 이도경 1988년 12월 1일 강선영에 의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태평무는 한성준의 안무로 왕과 왕비 2인무 형태로 꾸며진 춤이지만, 전승 과정에서 여성 독무 형태로 정착되었다.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을 담은, 우리 민속음악의 대표적인 가락과 장단이 고루 어우러져 매우 독특하며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6. 어부사 (1~4절)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강호에 묻혀 사는 선비의 삶을 어부(漁父)에 빗대었다. 이전부터 내려오던 한시를 조선 중기의 문인인 농암 이현보(1467-1555)가 개작하였다. 자연 속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강호의 아름다운 풍경이 유장한 선율 속에 펼쳐진다.
7. 매화가 (1~4절, 11~13절) / 춤 이도경 첫 세 개의 절은 조선 선조 때 평양 기생 매화가 지은 시조로, 자기와 연적(戀敵) 관계인 <춘설(봄눈)>이라는 기생이, 자신의 이름이기도 한 <매화>를 해작질하며 꽃이 필 듯 말 듯하다고 시샘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나머지 절들은 이와는 별개로 남녀 간 사랑의 맺고 풀리는 이치를 다양하게 표현하였다.
8. 수잡가(사설엮음지름시조) “창내고자” / 춤 정연희 임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으로 자신의 가슴에 망치로 뚱땅거려 가지각색의 창문을 만들어서 답답할 때마다 여닫혀 보겠노라는 기막힌 익살과 해학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옛 한옥의 창문과 부속물 명칭 등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 출연진 문현 │ 가사·시조 국가무형유산 가사 및 종묘제례악 이수자
김상준 │ 대금 국립국악원 정악단 지도단원
홍석복 │ 장구 서울예술대학교 외래교수 지냄
이도경 │ 춤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이수자 무용학 박사 세계명인 WM-14292 태평무 대한민국 대한명인 제16-474호 이도경류 화류무
정연희 │ 춤 국가무형유산 승전무 이수자
현경채 │ 해설 음악평론가·음악인류학 박사 <저작권자 ⓒ 김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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