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민신문

"김포FC 58억 횡령은 예견된 사고"…회계사가 진단한 내부통제 붕괴

"한 사람이 입·출금·전표·통장 관리…신뢰에 의존한 구조가 참사 불렀다"

윤재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7/24 [13:13]

"김포FC 58억 횡령은 예견된 사고"…회계사가 진단한 내부통제 붕괴

"한 사람이 입·출금·전표·통장 관리…신뢰에 의존한 구조가 참사 불렀다"

윤재현 기자 | 입력 : 2026/07/24 [13:13]

▲ 김포FC 홈구장인 김포솔터축구장.    

 

김포FC에서 발생한 58억 원대 공금 횡령 사건과 관련해 한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내부통제 실패와 재무관리 부실을 조목조목 분석하며 "예견된 사고였다"고 진단했다. 회계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분석 글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직무분리 원칙과 내부통제 시스템이 동시에 무너진 구조적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자금 집행과 출납을 한 사람이 전담했다는 것 자체가 회계 전문가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구조"라며 "입금과 출금, 전표 작성, 통장 관리까지 모두 한 명이 맡는 순간 조직은 통제가 아니라 개인의 신뢰에 의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가장 기본인 '직무분리(Segregation of Duties)' 원칙이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은행 문서 위조가 반년 넘게 통했다…계정대사조차 없었다"

회계사는 은행 문서 위조가 6개월 이상 발각되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은행 문서를 위조해 장기간 적발되지 않았다는 것은 통장 잔액과 회계장부를 정기적으로 대조하는 계정대사(Bank Reconciliation)나 은행 잔액조회 절차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또 "정상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이라면 매월, 늦어도 분기별 계정대사만 실시했어도 조기 발견이 가능했을 사안"이라며 "위조 문서만으로 반년 이상 버틴 것은 관리체계가 사실상 부재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 사진 출처=블로그 '대구 절세 플래너'


재무제표에도 이미 '적신호'…현금성 자산 200만 원으로 급감

회계사는 김포FC가 공개한 2025년 결산 자료에서도 이상 징후가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결산 자료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은 연초 약 9억7천600만 원에서 연말 200만 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유동부채는 같은 기간 1억6천400만 원에서 6억9천300만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당기 운영손실도 약 11억6천만 원에 달했다.

 

그는 "이 정도 변화는 전형적인 유동성 위험 신호"라며 "재무제표에 대한 추세 분석이나 비율 분석만 제대로 실시했더라도 사후가 아닌 사전에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감사 보고서 대신 자체 재무제표 공시…확인 필요"

회계사는 경영공시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포FC 홈페이지에 게시된 2025년도 회계결산 자료가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가 아닌 자체 작성 재무제표라는 점을 언급하며, 관련 법령에 따른 적정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은 같은 회계연도 지방보조금 총액이 10억 원 이상인 지방보조사업자의 경우 감사인의 회계감사보고서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계사는 "일반적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받은 경우 감사받은 재무제표를 경영공시하는 사례가 많다"며 "감사보고서가 아닌 자체 재무제표를 공시한 경위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담당자만 볼 게 아니라 결재라인도 감사해야"

현재 김포시가 실시 중인 특별감사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감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금집행과 계약, 보조금, 법인카드, 내부통제를 점검하는 특별감사 방향은 타당하다"면서도 "실무자의 개인 비위 확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결재라인 상급자의 승인과 감독 책임, 즉 관리자 통제(Monitoring Control)까지 감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제는 실행자와 감독자 두 단계에서 동시에 무너질 때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시민구단 구조 자체가 고위험"

회계사는 시민구단의 재정 구조도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김포FC의 연간 예산은 약 120억 원 규모지만 자체 관중수입은 약 4억 원 수준에 불과하고, 김포시 출연금은 연간 약 82억 원에 달한다.

 

그는 "단일 재원 의존, 소규모 조직, 상근 회계인력 부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겹친 시민구단은 구조적으로 내부통제에 취약하다"며 "이 같은 위험은 시민구단뿐 아니라 지방 출연기관 전반에서 반복되는 전형적인 고위험 구조"라고 분석했다.

 

"신뢰가 아니라 시스템이 조직을 움직여야"

회계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일일 자금보고와 상급자 결재 ▲은행 직접 조회를 통한 월별 계정대사 ▲입금·출금·전표 승인 직무분리 ▲법인카드·통장·인감 복수관리 및 순환 ▲외부 회계법인의 불시감사 ▲내부고발자 보호제도 등 여섯 가지 상시 통제장치를 제안했다.

 

그는 "58억 원이 사라지는 동안 재무제표는 이미 여러 차례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며 "재발 방지의 핵심은 특정 개인을 믿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도, 한 번의 확인도 믿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조직은 '신뢰'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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