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예기(禮記)』 예운편에 나오는 “천하위공(天下爲公)”은 “천하는 모두의 것이며, 공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다. 권력은 사유물이 아니며, 백성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맡겨진 책임이라는 철학이다. 오늘날 지방자치 역시 이 정신 위에 서야 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새겨야 할 것은 ‘권력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시장도, 군수도, 시의원도 결국 시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선거가 끝나면 시민은 잊히고, 권력은 사유화된다. 측근은 요직을 차지하고, 개발은 특정 세력의 이익으로 흐르며, 행정은 시민이 아닌 줄 서기와 충성 경쟁의 도구가 된다.
지방정치는 더 가까이에서 부패한다. 중앙정치보다 더 생활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이다. 도시개발사업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삶터를 빼앗고, 누군가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안긴다. 인사 한 번이 행정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그래서 지방 권력은 더욱 투명해야 하고, 더욱 엄격해야 한다.
천하위공 하지 못하고 세상을 사익의 도구로 삼는, 즉 천하위사(天下爲私) 하는 인간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선거를 자신의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삼거나, 공천을 계파의 거래로 만들거나, 시민의 고통을 정치적 계산의 재료로 삼는 순간, 정치는 이미 공공성을 잃는다. 그런 권력은 결국 시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진정한 지도자는 “내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보다 “내가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자리를 얻기 위해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자리를 통해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지도자다. 선거는 출세의 사다리가 아니라 헌신과 순교의 십자가여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권 경쟁이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교통, 교육, 복지, 도시개발, 환경, 청년의 삶까지 모두 지방정부의 손에 달려 있다. 시민은 더 이상 화려한 구호에 속지 않는다. 누가 더 큰 현수막을 걸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지역의 고통 곁에 있었는지를 본다.
출마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왜 나오는가?, 나와서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 정말 시민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자신의 사적 욕구를 위해서인가. 그 답은 결국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천하위공(天下爲公). 김구 선생님이 즐겨 쓰시던 위 네 글자는 단지 고전의 문장이 아니다. 공직을 꿈꾸는 모든 이의 거울이어야 한다. 거기에 부끄럽지 않을 때만, 비로소 공적 자격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공공의 가치를 지킬 사람을 선택하는 시간이다. 권력을 원하는 자가 아니라, 책임을 감당할 사람. 그 이름 앞에만 시민의 한 표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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