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라지는 손끝에 남은 체온... 김포시 거주 박윤일 시인 첫 시집 『솜사탕 증후군』상실과 노동, 가난의 풍경을 시로 길어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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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증후군]은 박윤일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으로, 「꽃 피는 목격자」 「솜사탕 증후군」 「천하장사 선발전」 등 53편이 실려 있다. 현재 김포시에 거주하고 있는 박윤일 시인은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대학교(구 서울예술전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솜사탕 증후군]을 썼다.
![]() ▲ 박윤일 시인. |
[솜사탕 증후군]은 아픈 삶들의 시집이다. 그러나 그 아픔은 단순히 개인적 불행의 목록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이 시집에서 아픔은 상실의 기억이 되고, 노동하는 몸의 무게가 되고, 가난한 방의 알전구가 되고, 병원 휴게실의 다음 일이 되고, 누군가를 등에 업고 비탈을 오르는 장면이 된다. 시인은 죽음과 병, 가난과 노동을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절망의 최종 형식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시인은 아픈 것들이 어떻게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등과 어깨와 체온을 빌려 살아가는지를 끝까지 바라본다.
표제 시 「솜사탕 증후군」의 노인은 뜬구름을 만들다가 혼자가 되고, 손목이 사라진다. 그러나 그는 “쓸데없는 휴일로 소풍을 만들 수 있어서” 그 사라지는 손목이 아프지 않다고 말한다. 이 문장은 이 시집의 슬픔과 위로를 동시에 품고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시는 사라지는 손을 되돌려 놓지 못한다. 죽은 자를 살리지 못하고, 병든 사람을 완치하지 못하며, 가난과 노동의 구조를 단번에 바꾸지 못한다. 그러나 시는 쓸데없어 보이는 휴일을 만들고, 그 휴일 속에서 잠시 소풍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은 작지만 결코 하찮지 않은 위로다.
[솜사탕 증후군]의 시들은 저녁의 빛 속에서 읽힌다. 죽음은 가까이 있고, 병은 몸을 통과하며, 가난은 생활의 구석에 남아 있고, 노동은 매일의 눈꺼풀을 무겁게 한다. 그럼에도 시는 말한다. 알전구 하나가 불 꺼진 동네를 밝힐 수 있다고. 목도리에 남은 체온이 창틈을 막을 수 있다고. 옆 좌석 아주머니의 잠이 ‘내’ 어깨에 닿을 때, ‘내’가 아직 “꼭 필요한 악기”일 수 있다고(「비올라를 위하여」).
고통을 없애겠다고 큰소리치지 않는 것. 대신 고통 속에서도 서로를 업는 작은 장면들을 끝까지 믿는 것, 이 시집의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윤일 시인의 [솜사탕 증후군]은 사라지는 손으로 만든 시집이다. 그러나 그 손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이상하게 체온은 남는다. 그 체온이 이 시집의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위로다. (이상 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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