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시민단체, 애기봉평화생태공원 대형 국기게양대 추진 철회 촉구“남·북 긴장만 키우는 존재 의미 없는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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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지역 시민단체 <시민의힘>이 논란이 일고 있는 김포시의 애기봉평화생태공원내 대형 국기게양대 설치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의힘>은 26일 논평을 통해 "‘애국심 고취’로 포장했지만 애기봉 등탑과 마찬가지로 ‘국기게양대’ 설치는 전쟁 심리전의 수단이고 남·북간에 긴장, 갈등, 공포만 키우고 확산하는, 존재 의미가 전혀 없는 구조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애기봉은 2010년부터 김포의 시민단체들이 애기봉 등탑 반대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10여 년을 싸워온 결과, 지금의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한 뒤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러운 이 혼용무도(昏庸無道)한 세상에 애기봉에 국기게양대를 설치하여 애국심을 고취하겠다는 이 저질스런 발상은 어느 머리에서 나왔는지 사뭇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김포시는 국가 자부심 및 애국심 고취와 통일을 희망하는 상징성 있는 구조물 설치로 관광 명소화하겠다며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높이 36m의 대형 국기게양대를 새로 설치하겠다며 2025년 본예산안에 1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악당의 마지막 피난처 애국심(愛國心)”
애기봉 국기게양대 설치 계획 철회하라!
지난 6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10억 원을 들여 애국심을 고취하는 국가상징물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겠다는 논란은 국가주의를 강요한다는 지적에 서울시는 시민 의견을 듣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사업이 백지화 된 건 아닌 것 같다.
서울시 논란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김포시가 월곶면 민간인 통제지역에 위치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약40m 높이의 국기게양대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러운 이 혼용무도(昏庸無道)한 세상에 “애기봉에 국기게양대를 설치하여 애국심을 고취”하겠다는 이 저질스런 발상은 어느 머리에서 나왔는지 사뭇 궁금하다.’
“애국자란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가장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마크 트웨인),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오스카 와일드)…. ‘애국’이라는 말에 깃든 ‘허위의식’을 꼬집는 말들이다.
그중 압권은 “애국심은 악당의 마지막 피난처”라는 18세기 영국의 문필가 새뮤얼 존슨의 어록이다. 애국심에 대한 여러 설왕설래가 오갔지만 어쨌든 새뮤얼 존슨의 이 말은 ‘가짜 애국심’을 풍자하는 경구로 지금도 회자된다.
내셔널리즘적인 감정에서 자신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유형이 애국이다. 이 맥락에서 애국주의는 국가 내셔널리즘(State nationalism) 또는 국가주의라하지만 대부분 지나치거나 나쁜 의도인 국수주의로 흐른다.
나치 치하에서 민주주의자들은 '애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국가반역자'였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된 현대 독일에서는 정반대로 저항운동가들이 애국자로 추존되고 나치가 국가반역자로 평가받는다.
나치는 '애국'을 모토로 내걸었고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싸웠지만, 민주주의가 정착된 현대 국가에서의 '애국'은 단순히 내셔널리즘적인 충성보다는 해당 국가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공감을 강조한다.
애기봉은 2010년부터 김포의 시민단체들이 애기봉등탑 반대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10여 년을 싸워온 결과, 지금의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애국심 고취’로 포장했지만 애기봉 등탑과 마찬가지로 ‘국기게양대’ 설치는 전쟁 심리전의 수단이고 남·북간에 긴장, 갈등, 공포만 키우고 확산하는, 존재 의미가 전혀 없는 구조물이다. 연말연시,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웃들의 아픔을 생각하여 김포시는 애기봉 국기게양대 설치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어느새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김포시는 허튼 짓 하지 말고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낸 시민들께 참 곱고 예쁜 애기봉 조강의 낙조를 선물하기 바란다.
2024. 11. 26.